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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캘리포니아 한달살기

밀당의 도시, 샌프란시스코가 당기는 법 (5)다양성, 그리고 요리

by 김반야 2023. 11. 8.

누군가는 싫을 지도. 하지만 일단 잡솨봐.

샌프란시스코에서 나를 재워준 친구는 한국인인데 기숙사 2인실을 홀로 쓰는 옵션으로 살고 있었다. 미국이라 그런가 내가 대학때 잠시 살던 기숙사랑은 사이즈가 달랐고(물론 가격도 차원이 달랐음)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4베이 구조로 되어있다.

사실 뭐 트렌디하고 그런 것과 별개로 그냥 거기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형평성을 위해 그렇게 한 거 같긴 한데.

 

친구방은 이렇게 생겼다. 오른쪽 침대 밑은 내가 캐리어 펼쳐서 너저분...

 

그리고 거기에는 세르비아, 멕시코, 미국, 한국인 네 명이 모여 살고 있었다.

그 친구들이 대체로 다 요리를 좋아해서 제법 큰 팬트리랑 냉장고가 다 차있었는데 이것이야말로 특이한 요리 좋아하는 나에게는 바로 천국 그 자체였다.

 

그 중 한 명은 she로 지칭되는 것보다 he로 지칭되는걸 더 선호한다고 했다. 물론 나는 그 사실을 좀 나중에 알아서 몇 번 실수를 했지만. 

그 친구는 내가 미국을 아메리카 America 가 아니라 USA 라고 부르는게 맘에 든다고 했다.

사실 아메리카에는 굉장히 많은 나라들이 있잖아?

나도 누가 아시아를 다 해서 중국이라 지칭하면 기분이 나쁠 거 같다고.

 

특히 그 멕시코 친구랑 대화를 참 많이 했는데 그 중에는 멕시코 요리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내 멕시코 음식에 대한 첫인상은 새콤짭짤달달매콤 모든 맛이 다 살아있달까. 한국보다 신맛을 훨씬 많이 쓰고 또 그 신맛이 신김치 신맛 이런거라기보단 굉장히 바로 생리적으로 침고이는 레모니한 프레시한 신맛이다. 

그 친구가 수박에 타힌이라는 소스를 뿌려줬는데 말로는 맛있다고 했지만 음 사실 조금만 덜 뿌려줬으면 더 맛있었을 거 같은데...ㅋㅋ

 

타힌 수박, 칵테일 그리고 발렌타인 밀튼더프 15년

 

 

어차피 내년 2월에 남미 갈 거지만 중미는 또 다르지 않을까? 딱히 차이점에 대해서는 안 물어봤었네 생각해보니. 

 

그리고 나는 그 친구 앞에서 한국에서 살사라 불리는 것을 만들다가 그 친구의 '이건 살사가 아니야..' 눈빛을 한 1시간정도 받았다...

내 친구는 옆에서 언니 나도 누가 백김치로 김치볶음밥 만들면 안 먹을거야. 했는데,

아니 난 먹을건데 일단 외국인이 한식 조리 트라이하는 거 부터가 나름 좋아해야 하는거 아니야? 나는 퓨전요리 이런거 관심 많은데 라고 소심하게 주장했으나 씨알도 안 먹힘 흥.

 

이 칵테일은 한국 가서도 생각날 거야!

 

그리고, 옆에는 친구네 집에 있던 3일 내내 나 이거 만들어줘! 해서 먹었던 칵테일 레시피

이건 정말 미쳤다 술 매일 잘 안먹는 나를 약간 매일밤 이것만 마시는 알콜중독으로 만들뻔함 

 

100% 라임주스 : 연유 = 1:1 이거 믹서기로 섞은 다음에(그냥은 잘 안 섞여서 블랜더 꼭 써야함) 위스키 취향껏 1~2샷 정도 타기.

 

마셔보니 굳이 위스키 아니더라도 럼이나 보드카 이렇게 섞어도 맛있을 거 같다. 다크럼(아마도 이게 원래 레시피인 것 같은데)

새콤달콤한데 또 연유가 엄청나게 들어가는 것 치고 그렇게 느끼하지도 않다.

면세점에서 사온 발렌타인 싱글몰트 밀튼더프 15년산은 원래 저런데 타라고 있는 술이 아닐텐데 어쨌든 베이스 향이 다채롭고 위스키는 자체향이 강한 술이다 보니 모르겠고 칵테일로 섞어도 그냥 맛있다.

 

참고로 이건 그 룸메이트 중에 엄청 바빠서 얼굴 거의 못본 동유럽 친구가 찾아온 남미 칵테일 레시피라고 한다.

다른 친구들과도 대화를 조금씩 나누곤 했는데 어쨌든 다들 대단히 살가웠다. 

 

과연 이 친구들이 샌프란시스코를 매개로 이렇게 모여있지 않았다면 내가 이런 즐거운 경험들을 짧은 시간에 행복하게 할 수 있었을까.

 

캘리포니아의 다양성 이야기는 지금 머물고 있는 산 호세 이야기로 넘어와서도 좀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투 비 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