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그 끝.
사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너무나도 많은 사회문제가 얽혀있고 나는 일개 대한민국 국민이니 내가 뭐 속사정도 많이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인간이 중독에 빠지는 매커니즘이 궁금하여 이전에도 많은 다큐멘터리나 소식을 찾아보곤 했었다.
도박중독, 마약중독, 사이비 종교..
그래서 이미 들어 알고는 있었다. 미국의 마약 문제, 특히 그 중이서도 오피오이드계 마약 펜타닐은 심각한 수준이고 샌프란시스코는 그 중에서도 최근 몇년간 대단히 심각해졌다는 사실을.
다른 글에도 얼핏 적었지만, 그래서 지금 샌프란시스코에 온 것도 있다.
어쩌면 더는 못 올 곳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샌프란시스코의 IT 기업들은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이후 더이상 샌프란의 비싼 임대료를 낼 생각이 없고, 일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상권이 빠지고, 그 자리를 노숙자들이 채웠다.
아무리 평일이라지만, 그래도 오후인데다가 여기는 샌프란시스코 메인 도로에 있는 엄청 큰 쇼핑몰이다.
왼쪽 구석 아래에 보이는 표지판이 건물 전체 층 설명인데 저기의 많은 부분이 닫았다.
점포들도 많이 닫았고 사람도 거의 없다. 노드스트롬도 빠졌다.
메인 로드의 많은 표지판에도 For Sale이나 Rent 안내판이 붙어있다.
원래도 쇼핑을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정말로, 여기서 할게 없었다.
친구가 오전에 볼일이 있다며 오후 3시쯤 만나기로 했는데 그냥 건너오지 말고 ferry building에서 블로그나 더 쓸걸 싶더라.
그냥 할 것만 없으면 괜찮은데 쇼핑몰 한복판에서 약에 취한 사람을 만났다.
자판기 옆에 가만히 머리를 대고 선 자세로 15분정도 아무짓도 안하고 서 있는데 그 자세가 보통 사람들은 하지 않는 자세라서 그냥 알 수 있었다.
했구나. 젠장.
여기가, 쇼핑몰, 한가운데라니까, 정말로.
하지만 약쟁이는 약쟁이고 판다익스프레스 panda express는 맛있었다.
뭐 대단히 맛있는 그런건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 유명한 오렌지치킨은 마성의 손이가요 손이가 맛이 있다. 좀 약간 어릴때 먹던 시큼달달한 탕수육 맛. 칠리새우는 맛있는데 좀 짰다. 한국 칠리새우처럼 단맛은 거의 없었음.
그리고 잊을만하면 보인다 보여
약쟁이 2.. 약쟁이 3.. 그리고 그보다 노숙자는 더욱 많이 보인다..
와 날씨랑 풍경 정말 좋다! 하고 구석으로 고개를 돌리면 노숙자 한 명쯤은 꼭 있다. 그 노숙자 10명 중에 1명은 마약에 취해있는 것처럼 보이고. 괴상한 자세나 행동을 한다.
와 방금 지나간 저 분 향수 뭐 쓰시지 싶으면 그 뒤를 이어 코 끝을 스치는 소변 냄새 혹은 대마 냄새...
대마가 합법인건 알고 있는데 냄새가 정말 별로야 차라리 담배를 피워주라.
한번은 트램에 탔는데 뒤에 탄 사람 중 한 명이 약을 한건지 그냥 어디가 아프신건지 사람 체취가 대단히 강하게 나는 노숙인 분인데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근데 솔직히 이정도는 나도 서울 1호선에서 종종 보는 컨텐츠라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이 분이 갑자기 중간에 노래를 미친듯이 크게 부르기 시작하는데 그러면서 의자를 막 쿵쿵 치기 시작해서 이때부터는 마음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혹시라도, 아주 혹시라도 갑자기 품에서 Gun이라도 나오면 어떡하냐고. 난 총 싫어. 총은 매체에서나 간지난다고.
트램 기사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근데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지 않았을까.
관광이고 나발이고 이미 친구네 집 가던 길이었는데도 급격히 집에 가고 싶어졌다.
위험해서 못 갈 정도냐고 하기에는 일단 주요 관광지에는 신경써서 봐야 보이는 정도지 막 마약 거리가 있고 그런 정도는 아닌데 샌프란시스코 관광 오기 전에 절대 가면 안되는 구역이나 타겟 안 되는 법 정도는 만일을 대비해 꼭 숙지하고 가시길. 특히 렌트하실 분들은 더더욱.
나는 일부러 현지인처럼 하고 다녔다. 청바지에 걍 후드티 정도 입었고 폰도 정말 길 헷갈릴 때나 멈춰서있을때가 아니면 굳이 하지 않았고(그리고 일단 데이터가 엄청 느려서 속터진다) 신용카드만 사용했다. 어지간하면 잘 두리번거리지도 않았고.
친구의 룸메들에게 정확히 그렇게 이야기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좋은 쪽으로도 다양하고 나쁜 쪽으로도 다양하다.
좋은 쪽으로 다양한 이야기도 꼭 적을예정.
원래 샌프란시스코에서 절대 가면 안되는 지역인 탠덜로앵,, 탠덜로인? 지역을 어쩌다 통과하게 되어서 그 이야기를 이 포스트에 적으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이 어찌보면 별거 아닌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글이 길어져서 탠덜로앵 이야기는 또 나눠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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