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2편부터 오신 분들을 위해, 1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4. 안전과 약속에 둔감한 사람
내가 제일 코웃음 치는 부류가 있는데
소매치기 같은거 내 주먹 한방이야 오기만 해봐 그러니까 난 조심할 필요 없어 따위 지껄이는 사람들.
그 진짜로 님들이 갱 만나면 그런거 할 수 있을거 같으세요?
당신이 3대 700을 쳐도 총부리 앞에선 할 수 있는게 없을걸? 총까지 갈 것도 없이 칼만 들이밀어도 없는 여권도 만들어서 줄걸.
그리고 7살 애도 아니고 신나서 위험한데 뛰어 올라가고 절벽 끝에 다가가고
국립공원 가이드가 자기보다 앞으로 가지 말라는데 꼭 가고
사고 났을때 100% 제탓입니다. 절대 타인들에게 책임전가 안하겠습니다. 여행 딜레이시 책임 다 지겠습니다.
서류 작성하고 저러면 내가 말을 안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잖아요. 다치면 회사나 관리공단에 소송이나 안 걸면 다행이지.
근데 1편에도 적었지만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 이야기라 한국인만 저러는건 아니긴 하다. 비율상 어떤지야 모르겠으나.
또, 이건 나 혼자 한국인이었던 외국인 패키지 이야기인데
자유시간 후에 집합하라고 했는데 한명이 15분 이상 지각하니까 버스가 그냥 그사람 두고 출발하더라.
나는 감탄했다. 이거 한국 패키지도 이러면 참 좋을텐데.
근데 가이드가 그때 말해주기를 한번은 자기가 기다려 본 적 있는데, 어떤 사람을 한시간 기다리다가 결국 떠났는데 그 사람은 그 국립공원 폐장시간에서야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와 사람 사는데 역시 별일 다 생기는구나 싶더라.
그리고 그 이탈리아 가이드 분도 그렇게 이야기했다.
당신이 소매치기가 오면 알 수 있을거라고 혹은 물리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5. 그 나라 문화에 지나치게 둔감한 사람
나이를 물어보는건 어떤 나라에서는 초면에 물어보기에 제법 실례인 질문이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물어보는것 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호칭 때문에 비교적 덜 부담스러운 질문이니까.
그냥 서로의 문화차에 의해 생긴 헤프닝 정도?
다만 상대가 알려주기 싫다고 했을때
한국인을 상대하면 한국 문화에 맞춰야지 따위의 말을 하는건 대단한 무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몸에 함부로 손 대는건 해선 안될 짓이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외국 가이드 팔을 꼬집는걸 보고 내 영혼이 탈출하는 줄 알았다. 물론 친하다고 생각해서 한 행위였겠고 분위기도 장난스러웠으나 제발 타인의 신체에 함부로 손대지 마세요.
물론 동남아 와서 손녀뻘 되는 현지인들 데리고 돌아다니는 1세계 서구권 놈들도 마찬가지고.
반면 타인과의 신체접촉을 매우 싫어하는 내가 저지른 무례가 있었으니, 나는 비쥬..aka. 베소를 싫어한다..
어떤 농장주분이 인사하러 얼굴 들이댔는데 내가 실수로(반쯤은 내가 인사 타이밍을 놓쳐서 본의아니게 피해버린 거기도 한데) 그분의 베소를 외면해버린 일화가 있다.
아이 그거 친한사람들끼리 하는 거라면서요 나랑 처음 보셨잖아요 베소 왜 하세요 흑흑
그래서 좀 친밀해졌다 싶으면 차라리 악수나 포옹하자는 제스쳐를 먼저 건낼 때도 있다.
6. 과한 욕심, 과한 사진
어떤 사람들은 이 여행지가 인생에 한 번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유를 핑계삼아 지나치게 이기적이 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특히 장거리 버스나 하여튼 뭔가 탑승하는 것에서 조금이라도 뷰 좋고 편한 자리 않고 싶어서 눈치게임 하는 사람들.
짐 넣으려 다 줄 서있는데 짐은 동행인에게 던지고 먼저 버스 올라타서 좋은 자리만 선점하는 사람들.
아니 이것도 한두번은 그럴 수 있다. 다만 그렇게 좋은 자리 앉으셨으면 다음번에는 눈치껏 양보하는 미덕이 있어야지 여행 내내 자기만 좋은 뷰, 자기만 좋은 자리 앉으려고 기를 쓰는걸 보면 인간은 왜 이렇게 이기적일까 싶어서 현타올때가 하루이틀이 아니다.
혼자만 여기 여행온게 아니잖아요.
사진 욕심도 마찬가지다. 이건 한국 사람들이 진짜 욕심 심한데 사진 스팟만 생겼다 하면 줄도 상관없고 다른 사람이 먼저 사진을 찍고 있건 말건 일단 좋은 자리 비집고 들어가 선다.
한 번은 크루즈에서 사진 수백장 찍을 생각인건지 명당 스팟에서 안 나오는데 거기에 외국인 커플이 찍으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대놓고 그 한국인들이 뭐라고 했냐면
아 어차피 쟤들이 비키라고 말해도 못 알아들을건데 그냥 무시하고 계속 찍어 라고 이야기하더라
한국어로 말하니 못 알아들으면 다인가.
*
그냥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저 사람들은 자기네 나라에서도 저러나, 그렇다고 해도 무례한 사람이고 안 그런다고 하면 거기에 더해 이기적인 놈들이다.
그냥 내가 생각하는건, 외국이라고 해도 다 사람 사는 동네고 왜 그 나라 사람들이나 다른 여행자들을 존중할 생각을 안 하냐 이거지.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이니 무례해도 된다 생각하는 사람과 나는 상종하기 싫고, 또 그런 사람이 많아질 수록 세상이 참 각박해진다고도 생각한다.
여행은 어쨌든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운전기사도, 식당 종업원도, 가이드들도, 버스 안 다른 여행객들도 그냥 다 존중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여행이 좀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일탈은 꼭 멋지고 이국적인 풍경에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다른 사람들의 삶 안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롭고 멋진 경험들도 마찬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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