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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23년 6월 서퍼의 꿈을 꿨던 이야기 절망편

by 김반야 2024. 4. 21.

결국은 서핑 매너와 부상 이야기다. 

그래도 정말 재밌는 순간이었던 건 부정할 수 없다.

6월에도 양양에는 사람이 제법 있다.

 

제법 있다고 쓴 이유는 7월 8월의 양양에 비하면 정말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

저번 서핑 희망편에서도 썼지만 6월의 동해바다는 물이 제법 차가워서 웻수트같은 장비 없이 일반 맨몸 해수욕은 하기 어렵다. 

바다에 서핑보드가 제법 많아 보이지만 그래도 주변 상권들은 꽤 한가해보이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서핑은 1파도 1서퍼가 원칙이다. 그리고 물론 한국에서 그거 지키면 나는 1시간에 한번 트라이해도 많이 하는거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한 파도를 함께 탄다 ㅋㅋ  그건 그냥 어느정도 어쩔 수 없다 어차피 사이드 타는 사람도 많이 없으니까 정도로 생각하는데..

 

그리고 그 시즌 양양 서핑존에는 고수가 별로 없다

 

어디에 고수가 많냐고 하면 나는 거기까지 못 가봐서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파도가 좀 더 높아서 초보들은 잘 안 들어갈때의 파도를 타는 것 같고, 아무래도 나라도 조금만 실력 올라가면 초보존 탈출하고 싶을 것 같아

스키장 좀 가본 사람은 그 초급과 상급 코스의 인구밀도 차이가 얼마나 쾌적함을 불러오는지 대충 감이 오시겠지.

 

여튼 나 포함 초보의 문제가 뭐냐면, 보드 제어를 잘 못 한다는거고 그 보드 제어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는거다. 

서핑을 하다보면 보드에서 떨어져서 물에 자빠지는데 이것도 원래는 튕겨져 나간 내 보드를 빨리 찾아야되는데 사람들이 자기 추스르기 바빠서 내 보드가 어디에 돌아다니고 있는지 관심이 없다.

 

그리고 그 보드는 1번의 인구밀도 높음과 겹쳐서 타인을 친다.

어떨땐, 꽤 세게. 실제 부상까지 이어질 수도 있고, 그런데 사과조차 없으면 진짜 기분 상하기 딱 좋다. 

 

서핑보드가 아무리 스티로폼같은 재질이라도 옆구리 골반뼈 위에 얹어서 바다까지 나가면 그 짧은 거리 사이에도 피부 약한 나같은 사람은 세게 멍 들 정도로 제법 무겁다. 

그런 보드가 튕겨져나가면서 타인을 치는데,

 

소신발언하자면 나는 서핑샵들이 서퍼 본인의 안전을 지키는건 좀 유의사항을 알려줘도 그런 타인의 안전에 대한건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더라.

 

자기 순서를 잘 탔으면 다음 사람이 뒤에 오는지, 혹은 뒤쪽 옆에서 앞으로 나오는지 확인하고 다시 라인업으로 돌아와야하는데 그거 신경 안쓰고 남들 타는 코스 앞으로 뛰쳐오는 경우도 생각보다 정말 많고.

아무래도 서핑샵들은 자기 손님이 아니면 다른 샵 손님 단도리하기는 어려우니까 말을 제대로 못 하던데 그러니까 서로서로 다른 샵 서퍼들도 신경쓰라고 미리 좀 교육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네. 

 

그런데 이것들이 아니어도 서핑은 부상당하기 굉장히 좋은 운동이다.

나의 새카매진 발과 부상당한 날. 이정도면 갔던 날 중 사람이 가장 없는 편에 가깝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나는 프로 운동 변경러라서 찍먹해본 운동이 굉장히 많다. 헬스만 울며 겨자먹기로 길게 하고.

작년은 정말 한창 운동 많이 하던때라 제법 몸 쓰는 것에 자신있었는데도 그 중에서 서핑이 가장 위험했다.

내가 농담삼아 그랬다. 내가 정형외과 의사면 여름에는 양양에서 금토일만 진료할거라고. 

 

일단 가장 크게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외부요소가 너무나 많다는 점. 

서핑을 파도를 타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 파도의 사이즈나 방향이나 그런건 내가 컨트롤하기 너무 어려운 요소고, 초보때는 파도 리딩하는 법도 모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중가면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초보때는 밸런스를 잃어버리는 일이 굉장히 잦다. 

 

그리고 바다 위라서 바닥 깊이가 가늠이 안 된다. 

바다가 너무 얕은 곳에서 중심을 잃으면 아무리 바닥이 모래라도 다치기 딱 좋다.

물론 아스팔트에 그런식으로 넘어지면 더욱 크게 다치겠지만, 아스팔트 위에서 그정도의 밸런스 운동은 안 하잖아. 

 

얕은 곳에서만 다치나요?

나는 파도 잡으려고 보드에 올라타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당연히 나는 초보니까 실력이 부족했다. 니가 허접이라서! 라고 해봤자 모두가 시작할땐 허접이다.) 오른발은 바다로 빠졌는데 왼발이 보드 위에 남아서 왼무릎이 강하게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힘을 받았고

 

결과는 무릎 안쪽 인대가 거의 끊어졌다. 

 

이 인대부상 자체도 할 말이 많은데 글이 또 한바닥 될 것 같으니 따로 떼어서 적어야겠다.

이거부턴 여행 내용이 아니니까 아무말 카테고리에 보내는 것으로.. 

그리고 절망의 웻수트 이야기도 어쨌든 여행 내용은 아니니 아무말 카테고리에 적어야겠다.

원래 뭐 다른 글 꼭 봐주세요 이런 말은 잘 안하는데 혹시 검색으로 이 글 들어왔는데 웻수트 사려고 생각중이신 분들은 제 다른 글을 꼭 보시고 심사숙고하여 사시기 바랍니다. 저처럼 돈날리기 싫으시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