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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애

이번 쉼의 최대 소득은 아무래도 너

by 김반야 2024. 4. 11.

간단하게 설명하면, 우리는 만났다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 

그리고 이 한 줄 안엔 자그마치 5년이라는 세월이 들어있다. 

 

장담컨데 코로나가 부러뜨린 국제연애 커플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과거 헤어질 때, 단순히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지만 코로나도 역시 제법 큰 역할을 해주었는데 어쨌든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는 더 자세하게 언젠가 다시 적을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헤어질 때 이유가 여럿이었다면 다시 만날 때 이유도 여러가지인데, 가장 큰 건 둘의 상황적 문제가 많이 해결되었다는 점.

진짜로 단순히 성격차가 큰 이유였다면 아무래도 다시 붙긴 참 힘들었을거다.

 

국제연애에서 가장 큰 난관은 역시 '어디에서 어떻게 함께하는가' 겠지.

아마 우리는 보편적인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함께하게 될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서류 사인하게 되면 적겠다 ㅋㅋ

그러나 세상 인구가 이제 60억이던가? 더 되나? 하여튼 그 중 아주 조금 특이한 연 하나 있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뭐 이상할 일도 아니고.

 

나는 생각했다. 언젠가 여기서 프로포즈를 해야지. 거절하면 바다로 밀어버릴 거야.

 

많은 이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아 3년 사귄 애인이 갑자기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 꿈을 이뤘다. 

 

내가 얼굴 볼래? 라고 했고 그가 응했으며 다시 만나니 또 좋았다. 

헤어져 있던 시간 동안 여러 쪽으로 느낀 바도 있고 나도 조금 더 마음이 자란 어른이 되었으며 그도 그랬다. 

저번에 불타올라 살라먹는 각오로 덤볐다면 이번에는 숯마냥 은근히 타오르는 느낌으로 관계를 가져가 볼 생각이다. 

가능하면 '평생' 약간은 느슨하게 함께하면 좋겠다.

적어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보려고. 

 

아니 나는 객관적으로 성격이 특정 뭔가에 대한 장기 애착도가 높지 않아서 연애하기에도 결혼하기에도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거든?

근데 어디서 또 이런 연을 용케 만나서 너랑 평생 함께하고 싶어!! 하는거 보면 짚신도 잘 찾으면 짝이 나오기 마련이긴 한 것 같다.

비록 그게 우리 동네 안은 아니고 저쪽 몇천키로 떨어진 집 안에서 나온 것 같긴 하지만. 

 

그때 헤어지고자 할 때 그랬다.

난 너만큼 좋은 사람 적어도 5년 안엔 절대 못 만날거 같아. 

(그리고 이 말을 들은 내 친구들 와 역시 너는 95% T 인간이다, 라고 했다.)

 

글쎄, 지금은 생각이 또 다르다.

좋은 사람이긴 한데 너보다 더 좋은 사람은 또 어딘가 있을 것도 같은데

너만큼 나랑 잘 맞는 사람은 어휴, 난 너 찾느라 몇 년 걸렸고 너랑 나랑 이렇게 알아가고 맞춰가느라 또 몇 년 걸렸다.

그거 웬만하면 다시는 안 할래.

 

같이 계속 사랑도 하고 지지고 볶고 잘 해보자. 나도 많이 노력할게. 

 

**

 

내가 한국 와서 겨우내 못 먹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딸기 바가지로 퍼먹고 있다고 하니까 걔가 그랬다.

But honey, aren't you already sweet enough?

나는 적당히 무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