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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말

전자렌지로 원두 커피 끓이는 법. 생각보다 간편하고 맛있음.

by 김반야 2023. 11. 16.

누군가에게 '간' 원두를 선물받은 사람들에게 올립니다.

 

커피는 맛있지만 번거롭다.

원두를 갈고, 머신을 세팅하고, 그리고 일단 내린 후에 청소해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야. 이게 문제임.

모닝 커피 한 잔 쭉 들이켜야 카페인하이 오면서 하루를 시작할 맛이 날 것 같은데, 아 저 모든 일을 출근준비로 바쁜 아침에 하자니 이건 커리어우먼의 로망이고 나발이고 하기 번거롭다. 대단히.

 

아 근데 이거, 커피를 갈아주는 방법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니 혹여 로스티드 빈 선물받으신 분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표합니다. 

 

그리고 사실 내가 이 방법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내가 갔던 숙소에 굉장히 막 간 것 같은 좋은 퀄리티의 향이 폴폴 나는 간 원두와, 남이 쓰던 커피포트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 내 지론 이 둘이 충돌하면서 생겨났다.

 

커피 원두. 갈려있음.

 

결론부터 말하면, 제법 간편하고 맛있으니 너무 번거로우면 종종 이렇게 해 드세요.

참고로 이 커피는 대단한 맛집이었음. 

 

전자레인지로 커피 끓이는 방법은 아주 쉽다.

 

1. 전자레인지인지 전자렌지인지로 컵에 원하는 양만큼 물을 끓인다.

- 여긴 미국이라 와트가 세서 하여튼 한 3분이면 한 컵 끓더라. 오래 끓이는건 상관 없다. 안뜨겁게 끓이는게 문제지.

 

2. 그 물에 간 커피 원두를 원하는 만큼 넣는다. 하나도 안적셔진 원두 없게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준다. 적당히 떠다니는건 일단 냅둔다.

- 나는 테이블스푼으로 2개쯤 넣는다. 좀 진하게 마시는 편. 연하게 마시는 친구는 한 숟가락.

 

3. 다시 전자레인지 안에 넣고 <눈을 절대 떼지 않고> 20~30초쯤 돌린다. 끓어넘치기 직전에 반사신경 발휘하여 끈다.

- 눈을 떼보면 안다. 출근길에 전자렌지 청소도 해야함.

 

4. 꺼내서 숟가락으로 한번 더 휘휘 저어놓고 옷을 갈아입는다. 그러면 그 사이에 위에 떠서 못먹을 것 같았던 원두쪼가리가 다 가라앉아있다. 반 이상 식을 때까지 지나치게 오래 두면 너무 많이 우러나서 맛없다.

 

5. 호롭 마신다. 너무 뜨거우면, 어차피 아침 카페인 충전용인데 뭐 어때, 찬물 조금 타세요.

 

6. 물 틀어서 컵 한번 휘휘 휘저어서 컵 대충 헹궈두고(행구다x) 출근한다.

 

 

어차피 간 원두는 안 마시면 빠르게 똥 된다. 이렇게라도 빨리빨리 마셔 소진하시길. 

아 참고로 위 레시피는 핸드드립용으로 간 원두 기준인데, 아무래도 에쏘용으로 갈아서 주는 손님은 없을테니까 어지간하면 괜찮지 싶다.